요코하마 전통 쌀가게 방문기
1년사이에 슈퍼나 마트에서 쌀 가격이 오를 때마다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. 최근에는 쌀이 다 팔려 매대가 텅 비어 있는 모습도 종종 보였는데요, 쌀은 일본인의 주식이자 꼭 필요한 필수 식품이라 가격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.
그런데 시장을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작은 일본 전통 쌀가게(米屋). 평소에는 밖에서만 구경하다가, 가격이 꽤 합리적인 것을 보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.
현미를 원하는 만큼! 바로 도정해주는 쌀가게
이 가게의 특징은 미리 포장된 쌀도 있지만, 커다란 쌀가마니 속에 담긴 현미를 원하는 양만큼 덜어내 바로 도정해 준다는 점입니다. 일본에서는 이런 시스템을 흔히 볼 수 있지만, 한국에서는 주로 시골이나 도매상에서만 가능한 방식이라 무척 신기했습니다.
이곳에서 판매하는 쌀은 총 5종류. 일본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코시히카리(コシヒカリ)부터 부드러운 식감의 밀키퀸(ミルキークィーン)까지 다양합니다.

- 新潟コシヒカリ (니가타 코시히카리) – 1kg 920엔
- 栃木塩谷コシヒカリ (도치기 시오야 코시히카리) – 1kg 840엔
- 栃木夢ごこち (도치기 유메고코치) – 1kg 880엔
- 会津ミルキークィーン (아이즈 밀키퀸) – 1kg 800엔
- 魚沼南コシヒカリ (우오누마 남부 코시히카리) – 1kg 980엔
특히 우오누마 코시히카리는 일본에서도 최고급 쌀로 꼽히며, 가격이 가장 비쌌습니다.
도정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재미

현미는 3분도, 5분도, 7분도, 9분도 등 원하는 단계로 도정할 수 있습니다. 저는 주로 7분도 쌀을 선택하는데요, 2kg을 도정하면 약 1,850g 정도가 나오고, 나머지 150g은 껍질과 쌀겨가 제거됩니다.
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경우도 있고, 그렇지 않더라도 방금 도정한 신선한 쌀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. 실제로 밥을 지어 먹어보면 향과 식감이 확실히 다릅니다. 저는 보통 2주에 한 번 정도 이곳을 찾아 쌀을 구입합니다. 저는 이유는 모르지만 여기는 소비세 포함 가격으로 팔고 있어요. 아마도 농산물이라 면세로 파는 듯 합니다 껍질로 손실된 부분을 면세라 그나마 다행입니다.
카운터에서 만난 전통 쌀포대, ‘타와라(俵)’

이 쌀가게의 카운터 한쪽에는 둥근 바구니처럼 생긴 전통 쌀포대 타와라(俵)가 놓여 있었습니다. 저도 처음 보는 거라 처음엔 뭔지 몰랐습니다.
- 역사: 타와라는 일본 에도시대까지 쌀을 보관하고 유통하던 대표적인 방식으로, 벼 짚을 엮어 만든 포대에 쌀을 담아 운반했습니다.
- 상징적 의미: 쌀은 곧 부(富)와 번영을 상징했기 때문에, 타와라는 풍요와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도 지니게 되었습니다.
- 현대 활용: 지금은 실제 유통보다는 선물용, 제사·축제 장식, 전통 행사 등에 쓰이며 일본 농업문화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남아 있습니다.
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일본
일본은 기술과 문화가 발전한 현대적인 나라이지만, 이렇게 옛 전통이 여전히 생활 속에 살아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.
쌀가게에서 바로 도정한 신선한 쌀을 사는 경험, 그리고 카운터에서 만난 타와라가 보여주는 일본의 역사와 문화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.